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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농사

화학과의 학생~대학원생으로 지낸다는 것

by 대관령감자 2021. 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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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티스토리 글을 어떻게 풀어 나가야 좋을지 고민을 하던 중 고등학생까지의 생활은 다들 고만고만 할 것이라 생각을 하여 성인이 된 후 부터의 생활 특히 대학생활에 대하여 이야기를 해보고자한다.

 

참고로 필자는 13학번이며 1학년을 마치고 군대를 갔다와서 3학년 2학기를 지내다가 중퇴를 하였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밑에있다.

 

화학과에 진학을 하고싶은 학생들은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단지 과학, 화학을 좋아해서, 혹은 무언가를 발명하고 싶은 욕심, 혹은 취업을 다른 과보다 쉽게(?) 하기위해 등등...

그 중 나는 화장품을 발명하고 싶어서 화학과를 선택하였다. 물론 화학을 좋아하는 것은 베이스로 깔아둔 채 말이다.

중,고등학교때 피부가 심각하게 안좋았던 나머지 온갖 약품과 화장품을 사용해보고 효과가 없는 것에 현타를 느낀 나는 직접 발명을 하겠다는 원대한 꿈을 가지고 대학교의 화학과에 지원하게된다. (화학공학과는 왜 안갔냐고? 수학은 적당히 하긴 했는데 더 공부를하긴 싫었음..ㅠㅠ)

 

혹시나 화학관련 일을 하고싶어서 대학진학을 꿈꾸는 고등학생 혹은 전과, 편입등을 생각하는 학생들이 있다면 적당한 킬링타임 혹은 참고용(?)으로 내 이야기를 한번쯤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싶다. 

 

일단 여러분이 생각하는 화학과 학생의 대학생활은 그리 녹록치는않다. 매주 실험과목을 들으며 실험시간으로 하루의 절반을 날린 후 보고서라는 무시무시한 녀석이 기다리고있으니까 말이다. 보통 실험은 3~4인 1개조로 나누어서 실시를 하게되는데 확실히 고등학생때 하던 실험과는 더 전문적이고 재미있다. 참고로 실험을 하기전에 예습을 해가지 않는다면 실험하는 내낸 이걸 왜하는거지? 나는 누구지? 라는 생각으로 3~5시간을 날릴 수 있으니 유의를 하기바란다. 그렇게 실험시간이 끝나고나면 3~5일 정도의 시간이 부여되고 그 안에 실험결과를 바탕으로 보고서를 작성하여 과제로 내게된다. 보고서를 작성할 때에도 긴 시간과 공부가 필요하다. (물론 모든 과제가 그렇듯 대충하고자하면 얼마든지 빠르고 대충대충 넘길 수 있다.) 그리고 이 실험과목은 매 학기마다 1개씩 3학년 2학기까지 계속 들어야만한다...

 

그리고 가장 화학과를 온 것을 후회(?)했던 것 중 하나는 바로 시험이다. 정말 과목마다 한학기에 3~4번씩 시험을 보는 과목도 있는데 3월~6월까지 4달이 안되는 기간동안 과목당 3~4회의 시험을 본다는 것은 정말 지옥이다. 분량도 생각보다 정말 많아서 벼락치기는 거의 불가능하고 시험 1주일 전부터 준비를 차근차근 해야하는데 이렇게 따지면 그냥 학기 내내 시험기간이라고 해도 과언이아니다. 다른 학부생들은 시험기간 이외에는 매일같이 술판을 벌이고 놀러다니고 연애도 하면서 말그대로 '캠퍼스라이프'를 즐기는데 그 사이에 어딘가에 찌들어보이는 학생들이 보인다면 화학과 혹은 시험이 많은 여타 학과생일것이다. 

 

1학년때는 기초적인 학문을 배우게된다. 일반물리학, 일반수학, 일반화학 등등 앞으로 화학을 함에 있어서 기초지식이 되는 학문들을 공부한다. 그리고나서 2학년부터는 좀 더 세부적인 과목으로 들어가는데 여기서부터 화학과를 꿈꾸던 학생들이 잘 모르는 부분이있다. 화학을 조금 더 세부적으로 나누면 유기화학, 무기화학, 생화학, 양자화학 등등이 있고 더 세부적으로 나눌 수 도있다. 화장품회사 연구원을 하고자했던 나는 유기화학을 주로 공부를 했어야했는데 막상 와서 공부를 하다보니 나에겐 유기화학보다는 무기화학이 좀 더 이해가 잘되고 재미를 붙이기가 쉬웠다. 그래서 결국 유기화학은 반쯤 포기한 상태로 졸업할때 무리없는 학점을 받는 것을 목표로 공부를 하고 넘겼었다. 이처럼 자신이 확실한 목표를 가지고있더라도 막상 와서 공부를 하다보면 잘 맞지않는 경우가 생긴다. 이때 잠시 여러 생각을 많이 했었다. 결국 나는 무기화학을 공부하며 무기화학 실험실에 들어갔다. 

 

여기서 말하는 실험실이라는 곳은 각 과목을 맡고있는 교수님들이  개인 혹은 기업과 연계하여 연구를하며 대학원생들을 육성하고 더 나아가 대학원생이 될 학부생들을 미리 뽑아서 공부를 시키고 길들이는(?) 과정을 하는 곳이된다. 

 

나는 3학년때 이곳에 들어가 학.석사 연계과정을 신청하고 반년이 넘는 실험실 생활을 이어가고있었다. 여름방학때는 교수님과 교류를 하고있는 기업과 연계를하여 실험을 진행하였다.(물론 실험의 대부분은 대학원생이 하고 학부생은 옆에서 보조만한다.) 여름방학 2달동안 실험을 하면서 그에 대한 보수를 받았는데 2달합쳐서 120만원? 정도 받았던 걸로 기억된다. 이때는 사실 대학원생과 일과를 똑같이 하기때문에 대학원생을 미리 체험해보는 것과 같다고 할 수있다. 대학원생들이 교수님에게 받아서 진행하는 실험같은 경우 일반 학부생들이 하는 실험과는 급이 다르다. 훨씬 전문적이고 상업적으로 가능성이 있는 실험을 진행하기 때문에 정말 재미있고, 모르는 부분은 관련 논문을 더 찾아보고, 공부하고, 실험을하여 원하는 결과를 얻으면 얻는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하지만 이 실험에서의 최대 단점은 '원하는 결과를 얻었을때 얻는것이 많다' 는 것이다. 화학실험이라하면 반응이 매우 빠른 실험도 있지만 실험실에서 다루는 실험은 대부분 반응이 짧게는 몇분에서 길게는 몇일이 걸리는 실험이 많다. 하루종일 실험실에 앉아서 실험을 하고 다음날에 와서 결과를 확인했는데 원하는 값이 나오지 않았다? 그러면 오차원인을 분석하고 반응 시간이나 시료의 양 등에 변화를 준 후 실험을 다시 진행한다. 말 그대로 '원하는 값이 나올때까지'이다. 한 대학원 선배는 한가지 실험의 결과를 얻기위해 1년을 바쳤던 선배도 있었다... 1년 동안 계속된 실험 실패를하며 찾아본 관련 논문만 수십여 가지에 달했다. 주 재료로 들어가는 시료의 값도 꽤 나갔었는데...(필자가 대학을 중퇴하고 이후에 소식을 들어보니 결국엔 원하는 값을 얻지 못하고 그 실험은 후배에게 인수인계 되었다는 소문을 들었다...)

 

이때 내가 느꼈던 느낌을 얘기하자면 실험이란 것은 '굉장히 전문적인 노가다' 라는 결론에 도출했다. 물론 그 어떤 직업이나 일들을 비하하는 말은 전혀 아니다. 말 그대로 전문적인 지식과 노력을 요하지만 원하는 결론을 얻을때까지는 계속해서 같은 일은 끊임없이 반복해야한다는 것에서 든 생각이다. 사람마다 맞는 일이 있고 성향이 있지만 나는 이러한 것에는 맞지 않았다. 그때 정말 스스로 많은 질문을 던지며 생각을 했다. 그리고는 더 이상 이 길을 가는 것에 대해서는 시간낭비라는 생각이 듬과 동시에 나는 학교를 과감하게 그만두게 되었다.

 

물론 당시에 내가 직접 쳐해있던 상황과 지금보다 어린 나이에 짧은 시야와 생각에 의해 그러한 결정을 내렸다고도 생각 할 수 있다. 대학원 생활을 잘 견딘 선배와 동기들은 나름대로 회사에 잘 취직해서 잘 살고있으니까. 그리고 대학원을 가지 않고 학부생을 졸업을 하게된다면 화학과 관련된 회사에 지원을 하면 좋은 영향이 있는것은 분명 사실이나, 졸업한 선배들, 동기들을 보면 화학과 관련된 일을하는 학부생은 손에 꼽을 정도이다. (물론 내가 나온 대학이 상위권의 좋은 대학이 아니라서 그럴 가능성도 분명히 있다.) 화학과 관련된 일을 하는 학부생 중에서는 졸업 후에 공부를 더 해서 자격증을 취득하고 취업을 한 경우와 환경공무원 방향으로 간 친구들도 있다. 그 중에 제일 잘하고있는 동기가 한명 있는데, 그 친구는 석사과정을 마치고 박사과정을 하고있는 친구가있다. 대우도 좋고 확실히 박사는 다른가보다. 

 

나는 물론 화학과를 대학원까지 나온 학생은 아니다. 화학과를 졸업한 학생도 아니다. 하지만 나름대로 고등학생때부터 화학에 목표를 가지고 진학을 해서 대학원까지 가려고했던 사람으로써 경험한 내용을 토대로 글을 써보았다. 물론 학교, 학과마다 차이가 나겠지만 큰 틀은 같다고 본다. 화학과에 갈 학생들이 미리 알고가면 좋을 것들을 써보았는데 읽는 독자분들은 나처럼 중간에 포기하지말고 원하는 길을 찾아서 꼭 완주를 하기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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